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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내려라´vs´가격 인하 없다´...부메랑효과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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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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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과 건설업계가 철근 가격 인하 여부를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건설업계는 최근 국내 주요 제강사에 철근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바 있지만 제강사들은 가격 인하는 없다는 방침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수입산 철근, 특히 중국산 철근 수입량을 대폭 늘려 전방위적으로 제강사를 압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제강사들은 가격 결정은 시황과 원료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수입산 가격에 인위적으로 맞출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처럼 제강사와 건설사가 본격적인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될 조짐이 보이고 있어 관련 업계에서는 공급자와 수요처의 극단적인 대립이 자칫 국내 철강 및 건설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제강사의 경우 판매감소 및 채산성 악화라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수입산 철근이 대량 유통돼 제강사가 피해를 입을수록 그 부메랑은 다시 수요처인 건설업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상호 합리적인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건설 “중국산 철근 수입 대폭 늘린다”

건설업계는 제강사의 요지부동인 가격정책에 대응해 중국산 철근 수입을 확대, 더 이상 제강사에 아쉬운 소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굳혔다.

특히 국내 건설업체 자재구매 담당자의 모임인 건자회는 내년에는 수입산 철근 비중을 전체 시장의 15%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건자회는 도로공사, 지하철 등 관급공사에 수입산 철근 사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건자회 관계자는 “지금은 경영진에서도 수입산 철근 사용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이라며 “품질과 관련해서도 국내산과 비교해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중국산 철근 사용량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중 약 6~7만톤이 수입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비수기가 끝나는 내년 2월경에는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건자회 관계자는“제강사에서는 철근 수입을 확대한다고 하면 가격 인하용 압박으로만 해석을 하고 있지만 최근 경제상황과 시황은 구조적으로 수입산 철근이 정착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현 추세라면 내년에는 월 10만톤 가량이 꾸준히 수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의 철근 제조업체들은 피시본 타입을 국내에서 사용하는 뱀부타입으로 롤을 전환하거나 KS인증 획득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제강사와 합리적인 선에서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대형업체에서 너무 단기적인 실적에만 연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강사 “인위적인 가격인하는 없다”

철강업계에서는 이 같은 건설업계의 요구에 대해 철광석을 주 원료로하는 중국업체와 철스크랩을 사용하는 전기로업체와 단순가격 비교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현재 중국산과 국내산 철근의 가격은 국내산이 53만원선, 중국산은 57~58만원에 유통되고 있다.

제강사는 중국산의 가격경쟁력은 최근 환율약세 영향으로 확대된 것이지 실제로 일본이나 주요 국가들의 철근 가격과 철스크랩 가격을 비교할 경우 국내제품이 결코 비싸지 않으며 현재의 철근가격으로 제강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건설업계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철근시장 점유율 1위인 INI스틸은 “한보 인수로 매출이 신장되고 H형강 수출 등을 통해 수익이 향상된 것이지 철근가격 인상으로 이익이 확대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철강업계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특정국가의 제품가격에 맞추는 인위적인 인하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산 철근에 맞춰 가격을 내려달라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제강사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이 국내에 유입되는 것은 비수기라서 가능한 것”이라며 “내년 중국이 올림픽과 관련한 공사를 본격화하게 되면 대폭적인 수입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실제로 수입산 철근 비중이 대폭 늘어날 경우 제강사로서는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봉형강 시장이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도 어려울 뿐 아니라 감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제강사-건설사 의견 팽팽…대안은 없나

이처럼 철강 및 건설업계간에 대립이 심화될 경우 피해는 양 업계에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강사는 저가 수입산에 가격을 맞추다 보면 자칫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채산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고 시장질서마저 무너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건설업계도 제강사들이 저가정책으로 앞으로 철근생산을 포기하게 될 경우 국내시장 수요분 만큼 생산이 되지 않을 경우 수급불안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철근의 경우 대표적인 내수 품종으로 대부분의 국가가 내수에 주력하고 있으며 판재류 및 형강에 비해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제강사와 건설업계가 자기 소리만 내기 보다는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강사가 건자회를 단순한 친목단체로만 보고 있다”며 “주요 건설사의 구매 담당자들이 모인 만큼 현재 시장상황과 업계의 불만을 공급자인 입장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강사 관계자는 “철근의 경우 언제나 국내 공급에 우선순위를 두어왔으며 올해 초 철근 파동때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제강사가 노력한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일본산의 경우 국내제품과 비교해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대폭적인 가격인하는 어려운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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